충북 영동,경북 상주 백화산
백화산
♣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과 경상 북도 상주시 모동면의 경계를 이루는 백화산(933미터)은
소백산맥의 중앙부를 이루며 국토의 상층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당일 코스로
백화산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백화산이란 이름은 산 전체가 티 없이 맑고 밝다는 뜻.
산 앞을 가로질러 석천(石川)이 흐른다. 반야사에서 옥동서원까지 장장 6킬로미터에 걸쳐 흐른다.
석천에는 기암 절벽들이 둘러처져 있고 옥류수가 폭넓게 흐르며 그 안에는 산천어가 노니는 모습이
육안으로 보여 물놀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933m의 포성봉이 주봉인 이 산릉을 이 지역 사람들은
백화산으로 부른다. 백화산(933m) 북서 사면 신전 기둥을 연상시키는 육각의 주상 절리가 총총한
금강산 총석정 일대의 해식단애 또한 의도적인 조탁이 가해진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서울에서 경부선 열차나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황간역을 지날 때쯤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산맥처럼 우람한 산을 볼 수 있다. 비질로 거듭 쓸어붙여 올린 듯, 혹은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곧게 훝어내린 듯한 골과 지능선이 수십가닥 가지런히, 거대한 함지박의 안쪽 같은 곡면의
산비탈을 흘러내리고 있다. 빗살무늬 지능선들의 끝부분은 흡사 흐르다가 굳은 촛농처럼 뭉툭하게
마무리 되어 있고, 그 빗살들의 선단을 따라 가늘게 지방도로가 한 가닥 지나고 있다. 마침 석양
때라면 그 백화산 북서사면의 촘촘한 빗살무늬 능선은 한층 뚜렷한 돋을새김으로 드러날 것이다.
백화산 남서쪽 줄기의 주봉 이름은 주행봉(舟行峰)인데, 그렇게 주행, 배가 달려가는 형세로 보자고
들면 정녕코 수십 개 돛을 활짝 편 거대한 범선으로 산 전체가 다가오는 것이다.
이 산의 내원(內院) 격인 남동 사면도 산세가 범상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북서사면과는
판이한 형상이되, 석천이란 이름의 굵직한 계곡이 저 유명한 동강의 일부를 빼박은 듯
구절양장으로 흐르며 강원도 심심산골처럼 유현한 멋을 풍기고 있다.
이러한 산이니, 사람의 발길은 진작부터 있어 왔다. 이미 신라 때 고찰 반야사가 산 남쪽
석천계곡가에 자리잡았다.수봉리엔 백화산 들목임을 알리는 별다른 안내판이 없으니
유의해서 찾아간다. 반야사 입구 지나 수봉재(원명은 오도치)란 비석이 선 고개 넘어 동쪽으로
2.5km 간 지점에서 왼쪽 농토 가운데로 길게 뻗은 좁은 농로가 있다. 모동면에서 이 길을 따라
들어가 백화교를 건너 좌회전하여 500m 가면 널찍한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 왼쪽의 잡초
우거진 공터가 백화산 내방객들을 위한 임시 주차장이다.
▶ 출발점은 반야사 전 800m 지점의 잠수교. 반야사쪽으로 조금 가면 차를 여러 대
댈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잠수교 건너 왼쪽 숲지대는 영동군에서 정비해둔 황간산림욕장으로,
널찍한 임간도로를 따라 가로질러 가면 도로 끝지점 오른쪽에 정자각이 있다. 이 정자 옆의
계단길을 오르면 작은 공터가 있으며, 이곳의 팻말이 가리키는 대로 '전망대'를 향해 오른다.
역시 목제 정자인 전망대에서 비로소 백화산 특유의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거의 숨이 턱에
닿을 듯 가파른 산비탈 갈짓자 길을 30분 남짓 꾸준히 걸으면 855m봉 남동릉 위로 올라선다.
이곳부터 경사가 한결 약해진다.능선 위로 올라선 지 20분쯤 뒤부터 암릉이 시작된다.
콧날처럼 날카로운 암릉 첫부분 왼쪽 옆으로 하여 암릉 위로 올라서는데, 이곳에서 남쪽
조망이 기막히다. 조망 좋은 암릉길은 주행봉 정상 지나 2km 저편의 755m봉을 지나기까지
연속된다. 주행봉 남서쪽으로 뻗은 주능선 상의 855m봉 정상에서 또한 주위 풍광 때문에
발길이 한참 늦추어 진다. 이 봉 정상에서 일단 암릉이 끊어진다. 저 앞쪽 눈 아래로 거대한
상어 등지느러미 같은 암릉이 보이는 절벽 위 끝에서 뒤로 약 5m 지점에 북서쪽으로 내려서는
길목이 나 있는데, 잘 보이지 않으므로 유의한다. 주행봉 코스는 아직 안내팻말이 구비돼 있지
않으므로 표지리번을 잘 활용해야 한다. 855m봉 정상에서 다음 안부로 내려서기까지도
또한 위험하다. 가파르고 길이 좁아서 특히 겨울에는 몹시위험하므로 당분간 겨울산행은 금한다.
안부로 내려선 다음에는 상어 지느러미 암릉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그 직후 무덤이 하나 자리잡은
아늑한 능선 위 평지에 다다르는데, 거기가 바로 주행봉 정상이다. 주행봉 정상 직후,
길을 잘 찾아야 한다. 10m쯤 내려가면 길이 두 가닥으로 나뉘는데, 직전 길은 잠수교로 곧장
이어진 지능선 길이다. 10m 아래에서 왼쪽, 리번이 잔뜩 매달린 길로 가야 포성봉 정상 방향이다.
주행봉 이후도 한동안은 예각의 암릉길이다. 역시 산릉 양쪽이 훤히 내려다뵈는 기분 좋은
산행이 이어진다. 암릉이 끝나고 나서 5분쯤 간 지점의 755m봉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 있는데, 왼쪽이 제 길이다. 이 봉 이후로는 다시 올라갈 일이 걱정될 만큼
긴 내리막 능선길. 안부에서 백화산 정상까지는 꼬박 1시간이 걸리는 숨찬 오르막이다.
중간의 암릉은 오른쪽으로 우회하는데, 능선이 다소 멀어지며 혹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정상이 가까워지며 다시 능선으로 올라선다.
정상에서 남릉으로 50m쯤 내려가면 바위면에 '반야사→' 라 붉은 페인트로 쓴 글씨가 보인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서 주욱, 능선 바로 옆의 길을 따라 내려간다. 자칫
오른쪽 아래 계곡길로 내려서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계곡 길은 경치도 좋지 않고 길 상태도
별로 안좋으므로 잘 이용하지 않는 길이다.길은 줄곧 숲속으로만 이어진다. 정상을 떠난 지
40분쯤 뒤 넓은 헬기장에 다다르며, 그후 반야사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조망처(암부)가 나온다. 조망처에서 잠시 내려가면 '하산로 큰길 100m→' 라 쓰인
작은 팻말이 선 지점에 다다른다. 여기서 곧장 난 길은 잦아드는 무덤을 지나 뱀그물
옆을 따라 이어지며, 두 길은 곧 서로 만나 백화정사 옆으로 빠진다.
백화정사 앞 멋진 소나무 옆으로 난 길로 내려가면 물이 넘치는 콘크리트 보로 가기 전
우측으로 다른 길이 보인다. 이 길로 가면 출발점인 잠수교에 이른다. 약 6시간 소요
☞ 반야사, 수봉리 기점의 원점회귀형 코스 인기, 언젠가는 저기를 한 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하는, 외양이 유난스레 독특한 산들이 있다.경북 상주와 충북 영동의
경계를 이룬 백화산(933m)은 그 독특한 산형과 위치로 보아 그러한 산들 중 단연
수위를 기록할 것이다. 백화산 북서사면은, 만약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여질
정도로 느낌이 기이하다. 거듭 비질을 하여 쓸어붙여 올린 듯, 혹은 수많은 골을 가진
기와지붕을 연상시키는 산릉들이 가파른 경사로 긴긴 산비탈을 이루었다.450m나 되는
표고차를 내리닫던 그 수십 가닥의 지능선들은 산록에 이르러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수평으로 흐르다가 갑자기 굳어버린 촛농과 흡사한 형상으로 뭉툭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이 둘도 없을 기이한 산형의 백화산은사람들의 눈에 쉽게 뵈는 자리에 서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달리다가 충북 영동 나들목 근처를 지날 즈음 왼쪽 저편으로
백화산의이 독특한 산릉이 빤히 바라뵌다. 마침 석양 때라면 그 백화산 북서사면의 촘촘한
빗살무늬 능선은 한층 뚜렷한 돋을새김으로 드러날 것이다.이런 연유로 이 백화산은
수많은 등산인들에게 남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백화산 남서릉 줄기를 이룬 이 산릉의 주봉 이름은 주행봉인데,경부고속도로쪽이든
그 반대편 어디서든 그렇게 상상하고 보면영락없이 수십 개 돛을 한껏 부풀리고 달려가는
배의 형상으로 떠오른다.이 주행봉 능선의 암릉길을 걸어가는 쾌감을 맛보고자 하는
등산인들의 발길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이 산의 동사면은 서사면과 모양이
전혀 다르지만, 범상치 않은 산세를 가졌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근육질 맹수의 힘찬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굵직한 산릉들이 다양한 굴곡을 보이며 겹겹으로 늘어섰고,
그 사이로 석천 물줄기가 저기 강원도 동강처럼 구절양장을 이루며 흘러 절경을 이루었다.
명산에 명찰이 없을 수 없으니, 백화산 동사면을 산태극 수태극으로 굽돌아 흐른
석천가에는 이미 신라 때 창건된 고찰 반야사가 자리하고 있다.이렇듯 산세가 뛰어나고
명찰도 가진 백화산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탐승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 조선 중기의 학자 이만부(1664~1732)로서, 그는 백화산과
그 주변 명소들의 기행문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쓴 지리지적 성격의 기행문집인
<지행록>에 실려있는 '추소설' 이란 제목의 글에는 백화산에 대한 여러 사실적 기록이
포함돼 있는데, 그중 백화산 주봉인 포성봉(933m)에 대한 기록이 주목할 만하다.
이 글을 보면 이만부는 반야사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백화산정에 오른 뒤
'이 암자의 뒷산을 한성봉이라 부르며 이곳이 백화산의 제일봉이다' 라고 기록했다.
그러므로 현 포성봉의 원명은 한성봉인 셈이다. 한국의 여러 명산에 대해 탁월한
글을 남긴 고 김장호 박사는 포성봉이란 지명에 대해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선학보에
실린 조선성곽일람 경상남북도편이 상주군 모동면 수봉리에 포성산성을 기명하고 있으며,
지금 지도상의 포성봉이란 산이름이 바로 이 산성이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일제 때 이름이 바뀐 것이니한성봉이란 원명을 찾아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백화산은 봄(2/15~5/15) 가을(11/1~12/15)로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을 통제하는 지역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입산을 허용키도 한다.
수봉리 기점 코스 문의 상주군 모동면사무소 054-533-3301,
반야사 기점 코스 문의 영동군 황간면사무소 043-740-3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