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가족이야기

[스크랩] 한 해를 보내며

산이좋아 그저 산이좋아 2009. 12. 31. 04:12

야간근무를  마치고 늘 비슷한 시간에 하단오거리에서 버스를 탈때면 보게되는 남자와 여자가 있다

남자는 맹인이고 여자는정상인인데 그저 평범하게보이질 않는다 한없이 착한 천사같은 여인네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남자에게 무언가를 계속 설명하며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애를쓴다

버스를 탈때도 기사분께 양해를 구해 남자를 자리에 먼저 앉도록 한 후 버스비를 계산하고 남자곁에 다소곶이 돌아와 자리를 지킨다  버스가 가는 동안에도 차창밖의 풍경이라던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생활들을 남자가 재미있어 하게끔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결코 크지않는 목소리로 따뜻한 미소와 함께....

처음엔 장애인을 돕는 자원봉사자려니 하다가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여보"라는 호칭이 부부임을 알게 되었다

차에서 내려 갈때도 두손을 꼭 잡고 도란도란 애기를 나누며 나란히 걸어간다

두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이후 부터 나도모르게 그들을 지켜보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야간근무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릴 때면 두사람을 함께 기다리게 되었다 변함없이 매일 아침 그들의 일상은 그렇게 반복 되었고, 나 역시 흐뭇한 표정으로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을 부러워 하며 나를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도 그들 부부처럼 살려고 노력은 햇겠지요 그러나 생각처럼 삶이 쉽지만은 않은 탓에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며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물어 가는 한 해에 새로운 한 해를 기약하며 계획하고 실천하고자 습관처럼 맹세하지만 그것도 뜻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삶인것 같습니다

비록 작은 행복이지만, 큰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건 내 마음속의 행복이 얼마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올 한 해 우리들산악회에 몸 담아 부지런히 산행하고 회원님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가고자 노력했지만 정작 아내에게 소홀 했던건

아닌지 한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회원님들은 저의 이런 마음을 이해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한 해를 마무리 잘 하시고 밝아오는 새해엔 더욱 행복이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회원님들 사랑합니다

출처 : 우리들의 산악회
글쓴이 : 산사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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